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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타격' 中업체 직원들 비명… 강제휴가에 재고판매 떠안아

by beekaywhy 2025. 4. 21.

미중이 100% 넘는 초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등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의 '관세폭탄'을 맞은 중국 수출업체 직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수출지역에서는 미국발 주문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상당수 공장이 강제 휴업에 들어갔다.

특히 노동절 연휴가 다가오면서 중국 동남부 연안에 있는 수출업체 공장들 사이에서 '집단휴가'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고 RFA는 보도했다.

 

'美관세 타격' 中업체 직원들 비명… 강제휴가에 재고판매 떠안아
'美관세 타격' 中업체 직원들 비명… 강제휴가에 재고판매 떠안아

 

RFA "주문 급감에 무역업체들 대거 장기휴업·근무시간 단축"
창고에 재고 산더미… 직원들이 가족·지인들에게 팔기도
BBC "캔톤페어 참가업체도 생산 중단"… 노동자들 "일자리 찾기 어려워"

 

이 매체는 더우인(중국의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여러 게시물과 업체들의 휴가 공지 등을 토대로 저장성에 있는 수출기업의 절반 이상이 노동절인 내달 1일부터 조업을 중단하고 장기 휴가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는 저장성 외에도 장쑤성, 광둥성 등 다른 주요 수출지역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장쑤성의 한 의류업체는 이미 이달 중순부터 6월 말까지 가동을 중단했고 광둥성 둥관의 전자제품 제조업체도 주문이 끊기면서 한 달간 운영을 멈춘다고 밝혔다.

저장성과 장쑤성, 광둥성 등의 무역업체 공장에서 10년 넘게 관리자로 일했다는 천샹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경제 상황은 수십년간 없었다"고 말했다.

RFA는 저장성, 광둥성 등에서 최소 수십 개 회사가 이와 비슷한 휴업 공지를 낸 것을 더우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얼어붙은 중국의 대외무역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다.

근무 시간을 단축한 업체들도 상당수다.

담요 등을 생산하는 쑤저우의 한 방직 공장은 직원들을 모아 놓고 미국 수출이 막혀 기본임금만 지급하는 수준으로 작업시간을 줄이겠다고 공지했다.

관련 영상에서 공장 관리자는 여성 직원들 100여명에게 "지금 우리는 무역전쟁을 겪게 돼 주문에 영향을 받고 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주 3일, 최대 주 4일간 일하고 있는데 이곳 외에 다른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거기로 가도 좋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설상가상으로 재고 처리에도 나서게 됐다. 이 공장 직원에 따르면 일부 관리자는 최근 며칠간 지인들에게 담요 60장을 팔았는데 그 중 절반은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넘겨야 했다.

다른 수출업체 직원들도 재고 처리 압박에 SNS를 통해 요가바지, 전자제품, 핸드백 등 상품을 헐값에 판매하고 있지만 비슷한 처지의 판매자들이 몰리면서 이마저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저장성 자싱시에 있는 2만㎡ 규모의 한 화물창고에는 이처럼 수출길에 오르지 못한 상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창고 모습을 찍어 올린 한 네티즌은 영상에서 "미국에서는 수십달러에 팔 수 있는 상품인데 지금은 몇위안에 팔아도 찾는 사람이 없다. 이래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 페어·Canton Fair)에서도 '관세폭탄' 충격이 감지된다.

1957년 시작해 매년 봄·가을 두 차례 광저우에서 열리는 캔톤 페어는 중국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됐고, 규모가 가장 큰 국제 박람회다. 해마다 200여개국에서 20만여명 이상의 바이어가 참가하고 계약 성사율도 높아 중국을 대표하는 무역박람회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바이어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캔톤 페어에 참가한 기업 중 상당수도 미국 고객의 발주가 중단되면서 생산을 중단하거나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장성에 있는 직원 400명 규모의 모기 퇴치기 제조업체 '소르보 테크놀로지'는 생산량의 절반을 미국에 납품해왔고 상당수 제품은 월마트에서 베스트셀러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창고에 재고로 쌓여 있다.

BBC와의 인터뷰에 응한 이 회사 사장 라이오넬 쉬는 올해 캔톤 페어에서는 미국 대신 호주 등 특가 상품을 찾아온 다른 나라 바이어를 상대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미친 사람이다. 이건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제조기 업체 관계자 에이미도 월마트 등 미국의 주요 고객들에게 납품하지 못하게 되면서 "우리는 이미 생산을 중단했다. 모든 제품이 창고에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장 인근의 의류·신발공장 밀집 지역에서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쉬인이나 테무 등에서 팔리는 제품을 주로 만들어온 이곳 공장에서 노동자들은 이전에는 하루 14시간씩 일했으나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류업체 노동자는 "상황이 좋지 않다. 이전에는 하루에 300∼400위안은 벌었는데 이제는 운이 좋아야 100위안을 번다"고 BBC에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중동이나 러시아 등 다른 국가에서 판로를 뚫어보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광저우에서 의류공장을 운영하는 샤오쥔이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외에 전 세계 다른 나라와 사업을 할 수는 있지만 다른 나라들이 미국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은 정말 낮다. 미국은 진짜로 선진국이어서 주문량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USTR, 10월부터 최대 톤당 50달러… 단계 인상으로 2028년 최대 톤당 140달러
3년 후부터 LNG 수출시 미국산 선박사용 의무화… 중국산 크레인에 100% 관세
관세 이어 해운서도 中정조준… "세계 무역시장 혼란 가중 우려"
中 "모두에 해 끼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필요한 조처할 것"

 

미국이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을 견제하고 미국산 선박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해운·조선 산업 재편에 나서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에 중국은 모두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즉각 중단하지 않을 경우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수료는 180일 뒤인 오는 10월 14일부터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USTR은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톤(net tonnage)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징수하고, 이를 매년 올려 2028년에는 톤당 140달러가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아닌 나라의 기업이 운영하는 선박이라도 중국에서 건조했으면 10월 14일부터 톤당 18달러를 내야 한다. 수수료는 매년 늘어 2028년에는 톤당 33달러가 된다. 톤 대신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컨테이너 1개당 120달러에서 시작해 2028년 250달러까지 증가한다.

다만 미국 기업이 소유한 선박이나 화물이 없는 선박, 특정 규모 이하 선박은 수수료를 면제한다.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은 10월 14일부터 CEU(1CEU는 차 한 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 단위)당 150달러를 내며 단계적 인상 계획은 없다.

세 종류의 수수료가 중첩되지는 않으며 특정 선박은 한 종류의 수수료만 내게 된다고 USTR은 설명했다.

USTR은 해운사(중국 해운사 제외)가 미국산 선박을 주문해 인도받는 경우 미국산 선박보다 작거나 규모가 같은 외국산 선박에 대해 수수료를 최대 3년 유예하기로 했다.

USTR은 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미국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3년 뒤부터 미국에서 수출하는 LNG 물량의 일부를 미국산 LNG 운반선으로 운송하도록 했다.

2028년 4월 17일부터 전체 LNG 수출 물량의 1%를 미국산 LNG선으로 운송해야 하며, 2047년에는 이 비중을 15%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USTR은 중국산 STS(Ship To Shore) 크레인에 100% 추가 관세, 중국산 컨테이너에는 20∼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런 조치는 모두 미국의 조선·해운업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USTR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작년 4월 미국 5개 노동조합의 청원으로 중국의 해양·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으며, 지난 1월 중국이 이들 산업을 지배하려고 불공정하게 경쟁해 미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촉발된 통상 마찰 국면에서 중국을 더욱 압박하려는 포석으로도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부과한 상호관세에 맞서 중국이 보복관세와 함께 희토류 수출통제 등으로 '맞불'을 놓자 각종 수단을 동원해 중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각 교역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중국과의 거래를 끊는 조건을 관세 인하의 대가로 제시하는 중국 고립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미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일부 국가에는 관세를 낮추는 대신 중국이 해당 국가를 거쳐 상품을 운송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요청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중국과 대화 중이다. 그들이 수 차례 연락해왔다"며 중국과의 통상 협상 타결이 가능한 시점과 관련, "앞으로 3~4주 정도로 생각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USTR의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조선업체가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해운사들은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선박을 많이 이용했으나 앞으로는 미국 입항 수수료 부담 때문에 한국에 선박을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미국 현지에 투자했거나 미국 조선소와 제휴해 미국산 선박 생산이 가능한 한국 조선업체도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에 조선소를 가진 한화그룹의 자회사인 한화해운은 지난달 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데 필요한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입항 수수료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조치로 세계 통상 질서 전반에는 또 다른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세계 무역이 이미 혼란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며 앞으로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는 USTR이 2월에 제안한 방안을 전부 채택하지는 않는 등 그 강도가 약해졌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그간 해운사들은 수수료 부담이 크고, 물가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며 USTR에 정책 완화를 호소해왔다.
USTR은 5월 19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이날 결정과 관련한 최종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미국이 자국에 입항하는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결정에 대해 "관련 조치는 타국은 물론 자국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전 세계 해운 비용을 증가시키고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의 안정을 혼란스럽게 할 뿐 아니라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가시키고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이익을 해쳐 결국 미국 조선업을 활성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즉시 잘못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은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